지프 랭글러·그랜드 체로키 4xe 리콜…삼성 배터리 결함에 32만 대 야외 주차 권고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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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배터리 ‘분리막 결함’ 가능성
지프 랭글러·그랜드 체로키 4xe 32만 대 리콜
수리 전까지 충전 중단에 야외 주차 권고

스텔란티스 그룹의 오프로드 브랜드 지프(Jeep)가 자사의 주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32만 대에 대해 전격적인 리콜을 결정했다. 원인은 배터리 화재 위험이다. 제조사는 고객들에게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차량을 건물이나 다른 차량에서 멀리 떨어진 야외에 주차하라”는 이례적이고 긴급한 권고를 내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 /사진=Car And Driver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삼성SDI가 공급한 고전압 배터리 팩이 있다. 스텔란티스 자체 조사 결과, 해당 배터리 셀 내부의 ‘세퍼레이터(분리막)’에서 결함 가능성이 발견됐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지 않도록 막아주는 핵심 안전장치다. 만약 이 부품이 손상될 경우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는 ‘내부 단락(쇼트)’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순식간에 배터리 팩의 온도를 치솟게 만들어 화재, 즉 ‘열 폭주(Thermal Event)’로 이어질 수 있다.

지프 랭글러 4xe
지프 랭글러 4xe /사진=지프

리콜 대상은 전 세계적으로 약 32만 대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2025년형 ‘지프 랭글러 4xe’ 22만 8,221대와 2022년~2026년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9만 1,844대가 포함된다.

스텔란티스는 전체 리콜 대상 중 약 5%의 차량에서 실제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비율로는 낮아 보이지만, 대수로는 약 1만 6,000대가 잠재적인 ‘화재 시한폭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제조사 측도 “5%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며 위험성을 인정했다.

실제로 이미 스텔란티스는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 신고를 19건이나 접수했다고 밝혔다.

지프 랭글러 4xe
지프 랭글러 4xe /사진=지프

문제는 당장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스텔란티스는 현재 결함의 원인은 파악했지만, 이를 어떻게 수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12월부터 고객들에게 리콜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나, 실제 수리 시점은 여전히 ‘미정’이다.

이에 따라 지프 4xe 차주들은 기약 없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제조사는 화재 예방을 위해 두 가지 강력한 지침을 내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사진=지프

첫째, ‘충전 중단’이다. 배터리를 충전하면 화재 위험이 높아지므로, 수리가 끝날 때까지 전기 모드를 포기하고 내연기관으로만 주행해야 한다. 비싼 돈을 주고 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 효율을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된 셈이다.

둘째, ‘야외 주차’다. 혹시 모를 화재 발생 시 건물이나 다른 차량으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해, 차고나 지하 주차장 이용을 금지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사진=지프

지프의 품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지난달 말,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한 구동력 상실 문제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스텔란티스 측은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인 리콜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내 차가 언제 불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충전 금지’라는 현실적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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