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다해도 반했다”… 702km 주행, 카니발 잡는다는 ‘프리미엄 미니밴’ 정체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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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펑 X9, 국내 프리미엄 MPV 시장 진출 임박
배우 이다해의 ‘내돈내산’ 인증으로 주목
카니발보다 크고 넓은 럭셔리 전기 미니밴

중국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 샤오펑(XPeng)이 한국을 향해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25년 6월 서울에 설립된 ‘엑스펑모터스코리아’는 단순한 법인 등록을 넘어, BYD와 지커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 시장에 도전하는 중국 브랜드의 야심을 드러낸다.

배우 이다해가 구매한 샤오펑 X9
배우 이다해가 구매한 샤오펑 X9 /사진=이다해 SNS

업계가 주목하는 첫 투입 모델은 대형 전기 미니밴 ‘X9’이다. 1회 충전 702km 주행거리와 쇼퍼드리븐 콘셉트로 무장한 이 차량은 배우 이다해가 중국에서 직접 구매해 화제를 모았던 그 모델이다.

샤오펑은 원래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BYD가 아토 3와 씰 등으로 국내에서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두고,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마저 진출을 확정하자 전략을 180도 바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공식 수입사를 통한 간접 진출을 검토했으나, 경쟁사들의 성공 사례를 보고 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샤오펑 X9
샤오펑 X9 /사진=샤오펑

X9은 지난 8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이름을 알렸다. 배우 이다해가 중국 활동 중 이 차량을 직접 구매하고 SNS에 인증샷을 올리면서다. “광고 모델로 만났다가 차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내 돈으로 샀다”는 그의 게시글은 X9의 상품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마케팅이 됐다.

특히 자동 주차 기능과 넓은 실내 공간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유명 배우의 ‘내돈내산’ 인증은 중국차에 대한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샤오펑 X9
샤오펑 X9 /사진=샤오펑

X9의 실체는 기아 카니발이나 토요타 알파드와 정면으로 맞붙는 프리미엄 전기 미니밴이다. 전장 5,293mm로 카니발보다 138mm 더 길고, 휠베이스는 3,160mm로 카니발 대비 70mm, 심지어 풀사이즈 SUV인 링컨 네비게이터보다도 50mm 긴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이 정도 체급이라면 넉넉한 실내 공간은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도 공기저항계수는 0.227로 테슬라 모델 3(0.23)보다 낮다. 전면 후드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윈드실드, 곡선을 최소화한 측면 패널, 쿠페형 테일게이트 등 공력 설계에 집중한 결과다.

샤오펑 X9
샤오펑 X9 /사진=샤오펑

파워트레인은 전륜구동 싱글모터(315마력)와 사륜구동 듀얼모터(500마력) 두 가지 옵션이 제공된다. 배터리는 84.5kWh LFP 또는 101.5kWh NCM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조합에 따라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10km에서 최대 702km까지 달성한다.

이는 중국 인증 기준인 CLTC 수치로, 국내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00~550km 정도가 예상된다. 여기에 800V 고전압 플랫폼을 적용해 10분 충전으로 300km를 달릴 수 있는 급속 충전 성능도 갖췄다.

최근에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버전도 공개됐는데, 63.3kWh 배터리와 60L 연료 탱크를 결합해 총 주행거리 1,602km를 인증받았다.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샤오펑 X9 실내
샤오펑 X9 실내 /사진=샤오펑

실내는 7인승 2-2-3 시트 배열을 기본으로 하며, 각종 고급 사양이 빼곡하게 채워진다. 천장형 중앙 모니터, 전동 리클라인과 레그레스트를 갖춘 2열 독립 시트, 23스피커 ‘X오페라’ 사운드 시스템, 센터콘솔 냉온장고 등이 기본 제공된다.

에어 서스펜션은 최대 90mm까지 차고를 조절할 수 있으며, 후륜 조향 기능으로 최소 회전반경이 5.4m에 불과해 대형 차량임에도 주차가 수월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755L이며, 3열 시트를 전동으로 접으면 최대 2,554L까지 확장된다.

이는 쇼퍼드리븐 콘셉트, 즉 운전기사가 모는 의전용 차량을 지향하는 설계다. 실제 경쟁 모델도 토요타 알파드, 렉서스 LM, 기아 하이리무진 등 프리미엄 MPV 라인업이다.

샤오펑 X9 실내
샤오펑 X9 실내 /사진=샤오펑

가격은 중국 기준 35만 9,800위안(약 7,540만 원)부터 시작해 최상위 트림은 41만 9,800위안(약 8,797만 원)이다. 하지만 국내 도입 시 운송비, 관세, 마진 등을 고려하면 9,000만~1억 원대로 예상되며, 이는 기아 하이리무진(7,835만 원)보다 비싼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업계에서는 X9보다 중형 세단 P7이 첫 도입 모델로 더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P7은 전장 5,170mm로 그랜저급 크기에 최대 주행거리 820km(CLTC 기준)를 제공하며, 가격은 약 4,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중형 쿠페형 SUV G6와 준중형 세단 모나 M03 등이 도입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모나 M03은 중국 기준 11만 9,800위안(약 2,330만 원)으로 출시 216일 만에 10만 대 판매를 기록하며 중국 EV 스타트업 사상 최단 기간 기록을 세운 화제작이다.

샤오펑 X9
샤오펑 X9 /사진=샤오펑

샤오펑의 한국 진출 성공 여부는 가격과 A/S 네트워크 구축에 달려 있다. CLTC 기준 주행거리는 국내 기준보다 20~30%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어 실제 성능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가 관건이다. 또한 중국차에 대한 품질 우려와 충전 인프라 호환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배우 이다해의 ‘내돈내산’ 인증은 샤오펑 X9의 실사용 만족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됐고, 최근 공개된 EREV 버전의 1,602km 주행거리는 장거리 이동이 잦은 국내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BYD와 지커에 이어 샤오펑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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