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대 팔리며 잘나갔는데”… 결국, 단종 결정 내린 기아 인기 모델의 뜻밖의 결과

김민규 기자

발행

기아 2027 텔루라이드, 풀체인지로 컴백
2월 미국 시장서 月 판매 역대 최고 경신
V6 자연흡기 단종과 4기통 터보 전환 본격화

SUV 시장에서 V6 자연흡기 엔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다운사이징 터보 기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패밀리 SUV들이 잇따라 4기통 터보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이 뚜렷하다.

기아 2027 텔루라이드 실내
기아 2027 텔루라이드 실내 /사진=기아

토요타 그랜드 하이랜더가 2.4리터 터보를 앞세우고 있는 가운데, 기아 텔루라이드도 2세대 풀체인지를 통해 같은 선택을 했다.

2027 텔루라이드는 14년간 유지해온 3.8리터 V6 자연흡기(291마력) 대신 2.5리터 직렬 4기통 터보(274마력)를 탑재하고 지난 2월 미국 전국 출시에 돌입했다. 출시 첫 달 13,198대가 팔리며 역대 월간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고,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7% 급증한 수치다.

마력은 줄었지만 토크는 오히려 늘었다

기아 2027 텔루라이드
기아 2027 텔루라이드 /사진=기아

수치만 보면 새 엔진이 손해처럼 보인다. 291마력에서 274마력으로 17마력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크 수치는 반대다. 기존 V6의 최대토크 35.9kg·m에서 신형 2.5리터 터보는 42.9kg·m으로 7kg·m 가까이 늘었다.

터보 특유의 낮은 회전수에서 두터운 힘이 나오는 특성 덕분에 실제 주행에서 체감하는 가속 능력은 수치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파생 모델도 준비됐다.

동일한 2.5리터 터보 기반에 전기모터를 결합해 329마력, 최대토크 44.3kg·m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약 14.9km/L 수준으로 예상된다. 차체는 휠베이스 +7.6cm, 전장 +5.8cm로 커져 3열 공간 활용도도 높아졌다.

팰리세이드는 V6를 버리지 않았다

기아 2027 텔루라이드
기아 2027 텔루라이드 /사진=기아

흥미로운 점은 같은 현대차그룹 내에서 형제 모델인 팰리세이드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다. 2026 팰리세이드는 3.8리터에서 3.5리터로 배기량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287마력 V6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텔루라이드가 4기통 터보로 전환하면서 두 모델의 성격 차이가 뚜렷해졌다. 팰리세이드는 ‘내연기관 마지막 6기통 SUV’라는 포지션을 가져가는 셈이고, 텔루라이드는 효율과 규제 대응을 앞세운 터보 시대로 방향을 틀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인지는 소비자의 취향과 주행 스타일에 달린 문제지만, 시장은 일단 텔루라이드 쪽에 손을 들어줬다.

6년 누적 67만 대에 달하는 판매력

기아 2027 텔루라이드
기아 2027 텔루라이드 /사진=기아

텔루라이드의 판매 저력은 숫자로 증명된다. 2025년 미국 연간 판매는 12만 3,281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2024년(11만 5,504대) 대비 6.7% 성장했다. 2019년 출시 이후 6년간 미국 누적 판매는 약 67만 대에 달한다.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된 2026년 2월에는 신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우며 브랜드 판매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를 굳혔다. 다만 엔진 전환과 함께 차체 중량이 상당 폭 늘어난 점은 장기 유지 비용 관점에서 짚어둘 필요가 있다.

기아 2027 텔루라이드
기아 2027 텔루라이드 /사진=기아

텔루라이드의 풀체인지는 단순한 세대 교체가 아니라 파워트레인 철학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아가 미국 최대 볼륨 SUV에서 V6를 내려놓은 결단이 장기적으로 옳았는지는 향후 판매 추이가 말해줄 전망이다.

한국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지만, 미국에서의 반응을 고려할 때 국내 도입 가능성도 서서히 주목받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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