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 환호성 터졌다”… 단종설 딛고 2030년까지 달리는 ‘국민 세단’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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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2027년에 신형 K5 출시 예고
2차 페이스리프트로 수명 연장
쏘나타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

세단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무색하게 기아 K5가 2030년까지 도로를 누빈다. 기아가 3세대 K5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개발에 착수하며 이례적인 수명 연장을 선언한 것이다.

기아 차세대 K5 예상도
기아 차세대 K5 예상도 /사진=유튜브 ‘IVYCARS’

보통 중형 세단은 5년 주기로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바뀌는데, K5는 2019년 출시 이후 2023년 한 번 고쳐 쓰더니 2027년에 또 한 번 손본다. 같은 뼈대로 세 번을 우려먹는 셈이다.

SUV 천지가 된 시장에서, 전기차 시대가 코앞이라는데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아직 세단을 찾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새로 만들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플랫폼 갈아엎기엔 부담, 손보기론 충분

기아 차세대 K5 예상도
기아 차세대 K5 예상도 /사진=유튜브 ‘IVYCARS’

자동차를 완전히 새로 개발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플랫폼이라 부르는 차체 뼈대부터 엔진, 서스펜션, 전자 시스템까지 모두 새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 입장에서 K5는 고민스러운 존재다.

분명 꾸준히 팔리긴 하는데, 2030년 이후엔 전기차로 완전히 갈아타야 하니 새 플랫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기엔 아깝다. 그래서 선택한 게 페이스리프트 2연타다.

외관 디자인 손보고, 실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데이트하고, 최신 안전 기술 얹으면 소비자 눈엔 신차나 다름없다. 비용은 풀체인지의 10분의 1도 안 든다.

기아 K5 실내
기아 K5 실내 /사진=기아

2027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프로젝트명 DL3 PE2)은 연간 8만 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플레오스(Pleos) OS가 탑재돼 구글 지도, 유튜브 같은 앱을 차 안에서 바로 쓸 수 있게 된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 디자인은 기아의 최신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선 하이브리드 폭발, 전기차는 급락

기아 K5
기아 K5 /사진=기아

기아가 K5 수명 연장을 결정한 배경엔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2025년 11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48.9% 폭증해 3만 6,172대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58.9%나 급락해 4,618대에 그쳤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를 2025년 9월 종료하면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로 대거 이탈한 결과다. 전 세계가 100% 전기차로 가겠다던 계획은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충전 인프라 부족, 높은 차량 가격, 주행거리 불안감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기아 K5
기아 K5 /사진=기아

이런 상황에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완전히 포기하는 건 자살 행위다. 기아는 전기차 전환은 분명히 오지만 그 시점이 2030년 이후라고 판단했다.

그때까지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로 시장을 지키고, 그 사이 전기차 기술을 차근차근 다듬겠다는 전략이다. K5는 이 과도기를 버티는 핵심 병력인 셈이다.

쏘나타도 따라 할 가능성 높아

기아 K5
기아 K5 /사진=기아

K5의 행보는 경쟁 모델인 현대 쏘나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쏘나타 역시 2019년 출시 후 2023년 1차 페이스리프트(‘디 엣지’)를 거쳤는데, K5가 2차 페이스리프트를 확정하면서 현대차도 같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차는 형제차로 같은 플랫폼을 쓰기 때문에 한쪽이 수명을 연장하면 다른 쪽도 따라가는 게 자연스럽다. 업계에서는 쏘나타 역시 2027년쯤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기아 K5
기아 K5 /사진=기아

K5는 2010년 첫 출시 이후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기아 세단 제품군 ‘K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역사적 모델이자, SUV 열풍 속에서도 국내에서 매달 3,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2025년 9월 2,868대에서 11월 3,827대로 3개월 연속 판매가 증가하며 쏘나타와의 격차도 2,070대까지 좁혔다.

미국 시장에서는 2025년 11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64% 급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세단이 죽었다는 말은 과장이다. 다만 SUV에 밀려 조용히 살아갈 뿐이다. K5의 2030년까지 생존 전략은 그 조용한 생존의 증거이자, 전기차 시대 전 내연기관의 마지막 전성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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