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8, 포르쉐 타이칸 절반 가격에 603마력 슈퍼카 비율 예고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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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후계자로 2026년 출시 예정
800km 주행거리와 18분 급속충전

자동차 시장에서 티저 이미지는 흔하지만 기아의 선택은 달랐다. 차명도, 제원도, 콘셉트 설명도 없이 오직 어둠 속 실루엣 하나만 던졌다. 낮게 깔린 전고, 과감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전면부로 쏠린 캐빈 비율은 기존 기아 전기차들과 명확히 결이 달랐으며, EV6의 크로스오버 감성도 EV9의 패밀리 SUV 이미지도 아니었다.

기아 EV8 예상도
기아 EV8 예상도 / 사진=인스타 ‘sugardesign_1’

정보가 없었기에 오히려 상상은 커졌고, 시장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한국판 람보르기니”라는 별명까지 붙으면서, 스팅어의 전동화 후속 모델로 추정되는 이 고성능 전기 패스트백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슈퍼카 비율과 디자인 언어

기아 EV8 예상도
기아 EV8 예상도 / 사진=인스타 ‘sugardesign_1’

티저에서 드러난 실루엣은 슈퍼카의 상징적 요소를 정확히 건드렸다. 쐐기형 노즈, 극단적으로 낮은 차체 높이, 후면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루프 라인 등 1970~80년대 이탈리아 슈퍼카 디자인의 핵심 언어가 그대로 담겼으며, 람보르기니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다만 2도어가 아닌 4도어 구성으로, 전시용이 아닌 ‘현실에서 탈 수 있는 슈퍼카 비율’이라는 점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정말 살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주간주행등이 보닛 위쪽에 자리하며 앞유리 뒤쪽까지 길게 이어지는 형태는 기존 자동차 디자인에서 보기 드문 파격적인 구성으로,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을 극단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포르쉐 타이칸 경쟁 가격 전략

기아 EV8 예상도
기아 EV8 예상도 / 사진=인스타 ‘sugardesign_1’

차체 비율만 보면 포르쉐 타이칸과 유사하다. 낮은 전고, 긴 휠베이스, 전기 스포츠 세단의 정석 같은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타이칸을 떠올리게 하지만, 진짜 업계를 긴장시키는 건 가격이다.

여러 업계 소식통은 6,900만~7,400만 원대를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포르쉐 타이칸 베이스 모델(1억 3,10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가격이 현실화된다면 수입 전기 스포츠 세단 시장은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EV8은 ‘대안’이 아니라 ‘정면 경쟁자’가 되는 셈이며, 최고 트림에서는 듀얼 모터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603~612마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게다가 113.2kWh 대용량 배터리로 WLTP 기준 700~800km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면서, 800V 아키텍처를 통해 10%에서 80%까지 약 18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스팅어 전동화 후속 GT DNA

기아 EV8 예상도
기아 EV8 예상도 / 사진=인스타 ‘sugardesign_1’

기아 팬들이 이 차에서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이름은 스팅어다. 2023년 4월 단종된 스팅어는 판매량 저조가 주된 이유였지만, 고성능 후륜구동 세단을 원하는 마니아층에게는 유일한 선택지였으며 단종 후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기아는 당시 “빈자리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전기 패스트백은 내연기관이 아니지만 스팅어가 남긴 철학을 전동화 시대에 맞게 풀어낸 느낌을 준다.

프로젝트 코드명 ‘GT1’은 2011년 기아 GT 콘셉트에 대한 오마주로 해석되는데, GT 콘셉트는 스팅어의 전신이었으며 후륜구동 고성능 세단이라는 기아의 새로운 방향성을 처음 제시했다. 이 덕분에 신차이면서도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는 편이다.

기아 EV8 양산 가능성과 브랜드 전환

기아 EV8 예상도
기아 EV8 예상도 / 사진=인스타 ‘sugardesign_1’

처음에는 쇼카일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기아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 의심은 빠르게 힘을 잃는다. EV6와 EV9 모두 콘셉트카에서 보여준 디자인을 상당 부분 유지한 채 실제 도로 위로 나왔으며, EV6는 2022년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면서 디자인과 성능 모두에서 인정받았다.

이러한 실적은 “기아가 보여주는 것은 만든다”는 시장 신뢰를 형성했다. 한편 2021년 브랜드 리뉴얼 이후 기아는 “저가 실용차”에서 “혁신적이고 세련된 브랜드”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으며, 2024년 인터브랜드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업계는 2026년 상반기 공식 출시를 목표로 추가 티저나 프로토타입 공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 세단 시장 재편

기아 EV8 예상도
기아 EV8 예상도 / 사진=인스타 ‘sugardesign_1’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는 거의 없지만, EV8은 이미 성공한 티저다. 사람들이 반응하는 건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기아는 더 이상 안전한 선택만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 자체이며, 이는 실용차 브랜드를 넘어 고성능 전기 GT 영역으로 진입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단순한 차 한 대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다. 고성능 전기 세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모델을 기다려온 소비자라면, 타이칸의 절반 가격에 동등한 성능을 제공할 이 전기 패스트백의 정식 공개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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