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토폴리노, 미국형 경차 시장 신호탄
트럼프, 일본 경차에 찬사하며 규제 완화 지시
경차 규제 변화 가능성과 시장성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식 경차를 공개적으로 찬사하며 규제 완화를 지시한 직후, 스텔란티스가 초소형 전기차 피아트 토폴리노의 미국 출시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고 귀여우며 실용적이다”며 일본 경차를 평가하고, 숀 더피 교통부 장관에게 미국 내 생산 및 주행이 가능하도록 안전 및 연비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

이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전통적인 대형차 선호 트렌드와 배치되는 움직임이나, 고물가 시대의 저가 차량 수요 증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 도심형 모빌리티의 필요성이 맞물리며 새로운 시장 세그먼트(Micro-Mobility) 형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는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이 충돌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일본식 경차의 일반 도로 주행을 사실상 가로막고 있었고, 25년 수입 금지 규정 등으로 정식 수입도 제한적이었다.

스텔란티스가 출시하려는 토폴리노와 트럼프가 언급한 일본 경차는 엄연히 다른 차종이다. 토폴리노는 최고 속도 약 45km/h의 전기 사륜차로 일반 도로 주행이 불가능하고 저속 도로에만 한정된다. 5.5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에어컨과 에어백이 부재하거나 일부 모델에만 제공되고, 도어도 옵션이다.
저속 전기차 규제 적용 대상으로 현행 미국 법규상 최고 속도가 28mph로 미국 NEV 제한 속도인 25mph(약 40km/h)를 초과해 법적으로 애매한 위치에 있다. 반면 일본식 경차는 660cc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 속도 약 140km/h로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며, 에어컨, 에어백, ADAS를 탑재한 정식 승용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일본 경차 수준의 소형차를 원했으나, 스텔란티스가 내놓은 해답은 골프 카트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저속 전기차다.

미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소형차에 가혹했다. 피아트 500의 판매량은 2012년 43,772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6대로 사실상 판매가 중단됐으며, 실패 원인은 저유가 지속, 픽업트럭과 SUV 선호, 큰 덩치의 미국인 체형에 맞지 않는 공간, 고속도로 위주의 주행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스텔란티스가 재도전하는 이유는 세컨드 카(Second Car) 수요다. 장거리 이동용이 아닌 동네 마트나 학교 픽업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로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일반 전기차가 4~5만 달러인 반면 토폴리노는 약 1만 달러 미만(유럽 기준 약 9,890유로)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접근성을 갖췄고, 트럼프가 직접 나서서 규제를 풀라고 지시한 만큼 NEV 주행 가능 도로 확대(제한속도 35mph 도로까지 허용) 등의 정책적 수혜가 예상된다.

토폴리노 출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화답이자 정치적 제스처의 성격이 짙다. 스텔란티스는 트럼프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시점상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패션카로서 얼리어답터와 부유층의 세컨드 카로 소량 판매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속 차량 카테고리를 신설하여 시속 35~45마일(약 56~72km/h) 주행을 허용하지 않는 한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
미국 도로의 평균 흐름 속도는 토폴리노의 최고 속도(45km/h)를 훨씬 상회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경차 사랑은 실제로는 일본 경차처럼 작지만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는 차를 미국에서 만들라는 주문에 가깝다.
스텔란티스의 토폴리노는 그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초소형 모빌리티이며, 향후 관전 포인트는 GM이나 포드 등 미국 제조사들이 트럼프의 주문에 맞춰 진짜 미국형 경차를 개발할지 여부다. 규제 완화가 시장을 창출할 것인지, 시장이 제품을 외면할 것인지가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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