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은 구해주지 않는다”… 0.03초 만에 하반신 마비로 이어지는 ‘이 행동’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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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 다리 올린 자세, 치명적 부상 유발
에어백은 무릎·골반·척추로 충격 연쇄 전달
올바른 자세가 생존 확률을 크게 높임

조수석에 앉아 발을 대시보드에 올리는 습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편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취하는 자세지만 사고 순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에어백은 충돌 후 0.03초 만에 터지며, 시속 160~350km의 속도로 펼쳐진다. 이때 다리를 올린 상태라면 무릎이 에어백에 직격당해 골반과 척추까지 연쇄 손상된다.

조수석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자세
조수석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자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안전벨트마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충격이 전신으로 분산되지 못한다. 실제로 에어백 관련 사망 사고의 80% 이상이 부정확한 자세나 안전벨트 미착용 상태에서 발생했다. 과연 조수석에서 어떤 자세가 위험하고, 올바른 자세는 무엇일까.

에어백은 0.03초 만 터져도 충격력은 900kg

충돌 테스트 장면
충돌 테스트 장면 / 사진=CIDAUT

에어백은 충돌 후 약 0.03초, 즉 20~50밀리초 만에 완전히 펼쳐진다. 배포 속도는 시속 160~350km에 달하며, 순간 충격력은 최대 900kg에 이른다. 이 덕분에 정상 자세에서는 머리와 가슴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다리를 대시보드에 올린 상태라면 에어백이 무릎을 직격한다. 무릎은 순식간에 파열되고, 충격은 허벅지를 거쳐 골반으로 전달된다. 게다가 골반이 좌석에서 떨어진 상태이므로 안전벨트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충격이 복부와 척추로 집중되면서 내장 손상과 척추 골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한편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에어백과 운전자 사이 거리를 최소 25cm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다리 올린 자세, 무릎부터 척추까지 파괴한다

다리 올린 자세의 피해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크래시 테스트와 의학 자료에 따르면 다리를 올린 자세에서 사고가 나면 손상 경로가 명확하다. 먼저 에어백이 무릎을 직격해 슬개골이 파열되고, ACL·PCL 같은 인대가 끊어진다. 이어 충격이 허벅지 뼈를 따라 골반으로 전달되면서 골반 골절이 발생한다.

특히 골반이 좌석에서 떨어진 상태이므로 안전벨트는 복부만 압박하게 된다. 이 덕분에 내장 파열과 함께 척추에 과도한 힘이 가해진다. 척추 손상이 심하면 척수 신경이 압박되거나 절단돼 하반신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안전벨트와 에어백을 함께 사용하면 척추 골절 확률이 42%인 반면, 에어백만 사용하면 54%로 높아진다. 따라서 올바른 자세와 안전벨트 착용이 필수다. 게다가 10세 미만 어린이가 조수석에 앉으면 에어백이 얼굴과 가슴을 직격해 심각한 부상 위험이 2배로 높아지고, 사망 위험도 34% 증가한다.

10세 미만 어린이는 조수석 절대 금지

10세 미만 어린이는 조수석 절대 금지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에어백은 성인 체격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따라서 10세 미만 어린이가 조수석에 앉으면 치명적이다. 특히 신생아를 후향 카시트에 태워 조수석에 배치하면 사망 위험이 254%나 증가한다. 이 덕분에 NHTSA는 모든 어린이를 뒷자리에 배치하고, 전용 보호 장치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부득이하게 조수석에 태워야 한다면 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 에어백과의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한편 1998년 이전 구형 차량에서는 에어백 관련 사망 사고의 90%가 발생했으며, 최근 차량은 안전 기술이 크게 개선됐다.

게다가 측면 에어백도 사망 위험을 37~52%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어린이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뒷자리 배치와 전용 카시트 사용이 필수다.

조수석을 이용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제네시스 GV80 실내
제네시스 GV80 실내 / 사진=제네시스

조수석에서 안전을 지키려면 5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첫째, 등받이를 거의 수직으로 세운다.
둘째, 발은 반드시 바닥에 붙이고 무릎은 90도로 굽힌다.
셋째, 안전벨트는 골반과 가슴을 가로지르도록 착용하며, 복부만 지나가지 않도록 한다.
넷째, 좌석은 대시보드에서 최소 25cm 이상 떨어뜨린다.
다섯째, 손은 9시와 3시 방향에 위치시킨다.

기존에는 10시와 2시 방향이 권장됐지만, 최신 NHTSA 지침은 9-3 위치를 제시한다. 이 덕분에 에어백이 터져도 손이 얼굴로 튕겨 올라가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다리를 올리거나 등받이를 과도하게 눕히는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편한 자세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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