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타면서 이걸 몰랐네”… ‘이 번호판’ 달면 고속도로 1차선 못 써요

김민규 기자

발행

국내 차량 번호판에 숨겨진 의미
첫 자리의 숫자로 차종 구분
승합차 선택 시 따라오는 혜택과 규제

도로에서 흔히 보는 차량 번호판의 숫자가 단순한 일련번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같은 모델이라도 번호판 첫 자리가 6으로 시작하면 승용차, 7로 시작하면 승합차로 분류되며, 이에 따라 세금과 법규가 완전히 달라진다.

차량 번호판
차량 번호판 /사진=수원도시공사

현대 스타리아나 기아 카니발처럼 9인승 또는 11인승으로 선택 가능한 모델은 구매 시 번호판 선택이 이후 유지비와 운전 조건을 크게 좌우하게 되는데, 많은 운전자들이 이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구매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차량 번호판 첫 자리가 나타내는 차이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하는 모습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하는 모습 /사진=울주군

한국의 차량 번호판은 100~699가 승용차, 700~799가 승합차, 800~979가 화물차로 구분된다. 승용차는 10인승 이하를 기준으로 하며, 승합차는 11인승 이상이 기본 조건이다.

따라서 같은 카니발이라도 9인승을 선택하면 600번대 승용차 번호판을, 11인승을 선택하면 700번대 승합차 번호판을 받게 된다.

번호판 글자도 의미가 있는데, 가~주·거~루 등은 자가용, 아·바·사·자는 영업용, 허·하·호는 렌터카, 배는 택배 차량을 뜻하며, 색상도 일반 차량은 흰색, 영업용은 노란색, 전기차와 수소차는 하늘색으로 구분된다.

승합차 선택 시 자동차세 세금 혜택

고속도로를 달리는 승합차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승합차로 등록하면 자동차세가 크게 낮아진다. 비영업용 소형 승합차의 연간 자동차세는 6만 5,000원으로, 배기량에 따라 수십만 원을 내야 하는 승용차에 비해 부담이 적다.

화물차도 마찬가지로 적재정량 기준으로 세금이 정해지는데, 1톤 이하 비영업용 화물차는 연간 2만 8,000원 수준이다. 배기량과 무관하게 고정된 세금을 내기 때문에 대형 엔진을 탑재한 차량일수록 승합차나 화물차 등록이 경제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승합차 선택 시 따라오는 불편한 규제

승합차 차량 규제들
승합차 차량 규제들 /사진=토픽트리

세금 혜택이 있지만 규제도 따라온다. 승합차는 1종 보통 면허가 필수이며, 2종 보통 면허만 있는 운전자는 운전할 수 없다. 정기검사도 1년마다 받아야 하고, 차량이 5년을 넘으면 6개월마다 검사를 받아야 해 승용차의 2년 주기보다 번거롭다.

또한, 2013년 8월 이후 출고된 11인승 이상 차량은 속도 제한 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며, 시속 110km 이상 속도를 낼 수 없다.

버스전용차로는 6명 이상 탑승 시에만 이용할 수 있고, 편도 3차로 이상 고속도로에서는 1차로 진입이 금지되며, 편도 2차로 구간에서도 추월 시에만 1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9인승 vs 11인승 선택 기준

출근길 차량들
출근길 차량들 /사진=연합뉴스

9인승 승용차와 11인승 승합차 중 선택은 운전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연간 주행거리가 길고 세금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11인승 승합차가 유리하지만, 1종 보통 면허가 없거나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면 9인승 승용차가 편하다.

특히 가족 단위 장거리 여행이 잦다면 속도 제한과 차로 제한이 없는 승용차가 실용적이고, 반대로 출퇴근이나 단거리 위주로 사용하며 세금 절감을 원한다면 승합차 등록이 합리적이다.

같은 차를 사더라도 번호판 숫자 하나로 세금과 법규가 완전히 바뀐다. 본인의 운전 환경과 면허 종류를 따져본 뒤 선택해야 한다. 구매 전 반드시 1종 보통 면허 소지 여부와 연간 주행 패턴을 점검하고, 세금 절감보다 편의성을 우선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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