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오래 타고 싶으면 “당장 그만두세요”… 대부분이 방치하는 ‘이 습관’

신재현 기자

발행

전기차, 잘못된 충전 습관이 배터리 수명 단축
급속 충전·회생제동·주행 보조 맹신은 금물
충전구·무선충전패드 등 사용 습관 점검 필요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관리 방법은 내연기관차와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는 오너가 여전히 많다. 엔진 오일 교환처럼 눈에 보이는 소모품이 없다 보니 “전기차는 관리가 편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혔지만, 잘못된 충전 습관과 사소한 조작 하나가 수백만 원짜리 수리로 이어질 수 있다.

기아 EV3
기아 EV3 / 사진=기아

배터리 수명을 갉아먹는 충전 방식, 동승자 멀미를 유발하는 주행 특성, 악천후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주행 보조 시스템까지 전기차 오너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관리 습관을 갖추는 것이 전기차를 오래, 안전하게 타는 첫걸음이다.

급속 충전 매일 쓰면 배터리가 못 버텨

전기차 급속 충전소
전기차 급속 충전소 / 사진=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급속 충전은 편리하지만 배터리에는 부담이 크다. 급속 충전 시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연 100회 이상 급속 충전을 반복하면 5년 후 잔존 용량이 80% 미만으로 떨어질 확률이 30% 이상 높아진다.

게다가 잦은 급속 충전은 완속 충전 대비 용량 감소 속도를 최대 2배까지 가속시킨다. 배터리가 즉각적으로 반토막 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쌓이는 열화가 장기적으로 주행거리 감소와 중고 시세 하락으로 이어진다.

장거리 주행이나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완속 충전을 기본으로 활용하고, 급속 충전은 필요한 경우에만 선택하는 습관이 배터리 수명 관리의 핵심이다.

회생제동과 주행 보조, 편리하지만 맹신하면 큰일

회생제동 예시 이미지
회생제동 예시 이미지 / 사진=현대차그룹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전기차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면서 바퀴에 물리적 저항을 만들어낸다. 이 회생제동 특성이 익숙하지 않은 동승자에게는 급감속처럼 느껴지며 멀미를 유발할 수 있다.

주행 보조 시스템 역시 한계가 분명하다. 적응형 순항제어는 일반적인 중량과 건조한 평지 노면 기준으로 설계된 시스템으로, 비나 눈이 내리는 악천후 조건에서는 카메라 센서 기반 인식 정확도가 30% 이상 떨어진다.

시스템이 강제 종료될 수 있는 만큼, 악천후 상황에서 주행 보조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편의 기능으로 활용하되 운전자 직접 제어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원칙이다.

충전구 강제 분리, 알코올 화면 닦기

기아 EV9 충전 단자
기아 EV9 충전 단자 / 사진=기아

충전 완료 후 잠금이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커넥터를 강제로 뽑는 행동은 충전 인렛 잠금장치를 파손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실제로 전기차 고전원 장치 고장 354건 중 179건, 약 50.5%가 충전구 잠금장치 파손으로 집계됐다.

커넥터가 분리되지 않을 때는 강제 탈거 대신 제조사별 수동 해제 매뉴얼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 차량 내 무선충전 패드 위에 카드를 올려두는 것도 금물이다.

자기 유도 방식의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이 NFC·RFID 칩 내부 회로를 파괴하고 정보를 삭제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닦을 때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티슈를 사용하면 눈부심 방지 코팅이 화학적으로 분해되므로 마른 극세사 천만 사용해야 한다.

전기차 수명과 중고 시세를 가른다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 사진=현대차그룹

전기차는 관리 항목이 적은 것이지, 관리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배터리 열화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잘못된 충전 습관이 문제로 드러나는 시점은 구매 후 수년이 지난 뒤다.

그때 가서 배터리 교체 비용을 감당하거나 낮아진 중고 시세를 감수하는 것보다, 지금부터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충전 방식을 바꾸고, 악천후에서 주행 보조 의존도를 낮추며, 충전구와 실내 부품을 올바르게 다루는 것만으로도 전기차 수명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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